[시로 듣는 신앙 에세이]-주일서정
Update: 2020-08-16
Description
주일서정
김윤환
저기 휘청이며 오는 교인들의
날숨소리를 주워 담는 예배당 계단
날마다 외롭거나 상처입거나
불안한 사람들의 익숙한 들숨을
주일마다 들어주는 벽에 걸린 예수상
그 위 어디쯤에 반쯤 깨진 창문사이로 들어오던 스산한 바람소리
장의자마다 낙엽이 쌓이고
성경위에는 말라붙은 나비들이
먼저처럼 폴락거리고
마침내 의식 없는 입례송이 흐를 무렵
구두대신 슬리퍼를 신은 나는
덜 깬 태양처럼 어스름 웃고는 강대상에 올라가지
오늘따라 예배당이 참 어둡다고 생각할 무렵
맨 뒤켠 어디쯤 남루한 청년 하나
물끄러미 손수건을 만지고 있네
먼 길을 돌아 온 나는
순간 예배당의 불을 끄고 싶었네
김윤환
저기 휘청이며 오는 교인들의
날숨소리를 주워 담는 예배당 계단
날마다 외롭거나 상처입거나
불안한 사람들의 익숙한 들숨을
주일마다 들어주는 벽에 걸린 예수상
그 위 어디쯤에 반쯤 깨진 창문사이로 들어오던 스산한 바람소리
장의자마다 낙엽이 쌓이고
성경위에는 말라붙은 나비들이
먼저처럼 폴락거리고
마침내 의식 없는 입례송이 흐를 무렵
구두대신 슬리퍼를 신은 나는
덜 깬 태양처럼 어스름 웃고는 강대상에 올라가지
오늘따라 예배당이 참 어둡다고 생각할 무렵
맨 뒤켠 어디쯤 남루한 청년 하나
물끄러미 손수건을 만지고 있네
먼 길을 돌아 온 나는
순간 예배당의 불을 끄고 싶었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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